푸른 종이 울리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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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2 = 5 입니다.
by 안단테♪








(아마도 본편과는 관련 없는 인용입니다)




 달라지는 것은 오로지 우리 쪽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나이를 더 먹는다는 뜻이 아니다. 엄밀히 말해서 결코 우리가 더 나이를 먹을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늘 변한다는 것뿐이다. 이번에는 우리가 외투를 입고 있다든지, 지난번 짝이었던 여자 아이가 홍역에 걸려 이번에는 다른 애와 짝이 되었다든지 하는 것이다.

 또는 에이글팅거 선생 대신 다른 선생이 인솔한다든지, 또는 양친이 욕실에서 지독한 부부싸움을 벌이는 소리를 들은 다음이라든지, 또는 가솔린 무지개가 떠 있는 길가의 물웅덩이를 지나왔다든지 하는 우리들 쪽의 변화는 있을 것이다.

 요컨대 우리는 뭔가 달라지고 있다. 잘 설명할 수는 없지만, 설사 설명할 수 있다 해도 설명할 기분이 날지는 의문이다.


- J. D.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소담출판사, 166면 이하. -










■■■








5-02. 그래도 추상하지 않을 수 없다 (2)


 암운을 찢고 어둠 속에 흐르는 불의 강.
 세상을 잡아먹을 듯 이글거리는 홍옥Ruby의 화염이 무너져 내리는 탑을 감싸며 하늘 높이 솟아오른다.

 신神마저 죽이는 불길.
 세계를 구성하는 태초원리를 근본부터 부정하는 상극법리가 불꽃의 형태로 구현된 그 힘은, 본래라면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절대적인 재앙으로써 기능해야 할 터였다.
 하지만.

 - 밀도가, 부족해.

 나/■■는 탄식했다. 지금의 출력으로는 눈앞의 거대한 존재를 쓰러뜨릴 수 없음을 실감했기에.

 - 심도도 부족하군요.

 거인의 팔을 가진 그는 조소했다. 자신의 우위가 흔들림이 없음을 알고 있기에.

 - 이대로는……!

 나의 절망과 그의 확신은 옳다. 아무리 세계를 멸하는 힘이라도 그 규모가 한줌 모래알만해선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 나/■■는 제대로 힘을 내지 못하는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 바로 내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만 없으면…….

 - 안 돼!

 내 바람은 언제나처럼 나/■■에 의해 막힌다. 어쩔 수 없다. 망자에게는 마음대로 사라질 자유조차 주어지지 않으니까.

 하지만 난 알고 있다. 이대로 싸움이 계속된다면 머지않아 내 존재는 사라진다는 것을. 먼지 같은 나는 태양 같은 불길에 오랜 시간 버틸 수 없다는 것을. 그때야말로 ■■는 진정한 자유를 얻을 것이다.

 - 그렇게 둘 수는 없지요.

 내가 사라지려는 찰나, 거대하고도 무서운 존재가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왔다.

 - 『당신』은 모든 것을 『망각』합니다.

 직격하는 거인의 팔. 저 멀리 공중을 나는 몸. 하얗게, 그리고 검게 물들어가는 의식.

 - …….

 어째서일까.
 강렬한 충격에 숨이 막히면서도 나/■■는 분명 웃고 있었다.






 “또…….”

 꿈을 꿨습니다. 악몽입니다. 어떤 무서운 거인에게 쫓기는 꿈. 내용은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매우 무섭고 아프고 그리고 왠지 슬프다는 것만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또, 눈물…….”

 항상 이 꿈을 꾸고 나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그렇게나 무서웠던 걸까요. 그렇게나 아팠던 걸까요. 아니면, 그렇게나 슬펐던 걸까요. 아무튼 부끄러운 일입니다.

 “잘 잤어요?”

 내 눈물을 닦는, 볼에 닿는 부드러운 감촉. 취옥Emerald의 머리카락과 눈동자가 사랑스러운 어린 소녀가 여린 손길로 내 얼굴을 어루만지고 있습니다.

 “티아나 님…….”

 침대 옆에 누워 있는 이 소녀가 바로 내 주인님. 설원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던 날 발견하고 거두어주신 고마운 분입니다.

 “아, 안녕히 주무셨어요? 죄송해요! 금방 아침 준비할게요.”

 난 쑥스러움을 감추기 위해 어색하게나마 인사를 건네고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분명 어젯밤은 나 혼자 잠자리에 들었을 텐데, 왜 옆에 주인님이 계시는 걸까요. 악몽을 꾼 날이면 특히 이분이 옆에 계십니다.

 혹시나 해서 말해두지만, 제가 어린애를 좋아한다거나 하는 이상한 성벽을 가진 건 절대 아닙니다! ……난 대체 누구에게 변명을 하고 있는 걸까요?

 “서두를 거 없어요. 천천히 해도 돼요.”

 허둥거리는 내게 상냥히 말을 건네는 티아나 님. 언뜻 시황상제라는 어떤 고귀한 분의 따님이라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래서일까요? 나보다 훨씬 어린 나이임에도 행동에 기품이 있고 차분합니다.

 아마 이런 분을 귀인이라 부르는 거겠죠.
 내가 알고 있는 자수정의 머리카락과 눈동자가 아름다운 그분도…….

 “!”

 강렬한 두통. 순간적으로 시야가 하얗게 점멸하며 세상이 빙빙 돕니다.

 “조심해요!”

 어느새 곁으로 다가와 작은 몸으로 날 부축하는 티아나 님. 정말 부끄럽고 한심합니다. 나이도 훨씬 많고 시녀인 내가 이렇게 어린 주인에게 폐를 끼치다니요.

 “아, 천이 흘러내렸네요. 잠깐 숙여 봐요. 고정해줄게요.”

 방금 휘청거린 탓일까요. 왼쪽 눈을 가린 검은 천이 조금 흘러내렸나 봅니다. 송구스럽게도 티아나 님은 손수 제 천을 바로잡아 주셨습니다.

 “어때요? 이제 좀 편안해지지 않았나요?”

 “네, 네! 괘, 괜찮아졌어요. 가, 감사합니다…….”

 시야가 정상으로 돌아온 나는 간신히 감사의 인사를 꺼냈습니다. 도움을 받았을 때는 사죄보다는 감사의 말이 더 좋다. 이것도 어린 주인님이 가르쳐주신 겁니다.

 “후후. 다행이네요. 그럼 식당까지 데려다줘요.”

 미소 지으며 두 팔을 벌리는 티아나 님.

 “시, 실례하겠습니다.”

 난 스스로도 얼굴이 붉어짐을 자각하며 그녀를 안아들었습니다.
 방금 날 부축해준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인님은 결코 거동이 불편한 게 아닙니다. 다만 종종 이렇게 어린애다운 요구를 할 때가 있네요. 역시 평소 어른스러워보여도 아직은 어리광을 부릴 나이라는 거겠지요.

 “히약!”

 순간 입에서 자신의 것이라고 믿기 힘든 목소리가 새어나왔습니다. 갑자기 어린 주인님이 내 목을 끌어안고 귀를 살짝 깨물었기 때문입니다!

 “무, 무슨……. 왜……!”

 당황한 내가 말을 더듬거리자 티아나 님은 살짝 볼을 부풀리며 뾰로통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습니다.

 “굉~장히 실례되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요.”

 정곡입니다. 할 말이 없는 나는 조용히 고개를 숙인 채 티아나 님을 식당까지 모셔드렸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난 또 한 분의 동거인을 깨우러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총재님이 머무시는 이 관사는 결코 좁은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대저택처럼 광활한 것은 아닌데, 그럼에도 그분의 방까지 향하는 길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실례합니다.”

 똑똑. 제가 두드린 것은 노엘 님의 방문. 다행인지 불행인지 건너편에서 금세 대답이 들려왔습니다.

 “들어와요오.”

 아아. 역시나. 방문을 열자 펼쳐진 것은 기괴한 광경이었습니다.
 하늘을 날고 있는 수 개의 술병과 술잔. 비스듬히 의자에 몸을 기대고 있는 바다빛Aquamarine 머리카락과 눈동자, 그리고 대조적인 붉은 옷차림이 인상적인 여성이 한명. 마녀와 같은 그 여성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공중을 나는 술잔을 통해 목을 축이고 있습니다.

 “저, 식사할 시간이 다 돼 모시러 왔습니다만…….”

 주저하는 기분을 억누르며 말을 걸자 돌아온 것은 음흉한 미소였습니다.

 “곤란스러워 하는 얼굴이 참 귀엽네요. 후, 아까워라. 10살만, 아니 5살만 어렸어도 딱 내 취향이었을 텐데…….”

 변태. 변태입니다. 어린 여자애만 좋아하는 변태가 여기 있습니다!
 이렇듯 이분은 용모만 아름다울 뿐 구제할 도리 없는 변태 천연석으로밖에 보이지 않지만, 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사 중 한 명이라 합니다.

 그녀의 이름은 잔 노엘 타베르니에.
 세계 굴지의 연마사 중 한명으로서 각 공주公州의 대공님들과 같은 높으신 분들도 그녀에게 예술품을 의뢰하기 위해 줄 설 만큼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지금 술병과 술잔을 공중에 띄우고 있는 이 염동칙을 통해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는 모양입니다. 뭐, 제 눈에는 아무리 봐도 구제불능의 변태로밖에 비치지 않지만…….

 “히악!?”

 갑자기 노엘 님이 절 껴안고 귀를 깨무는 바람에 놀랐습니다! 난 대상 밖이라며 대체 무슨 짓입니까!?

 “무~척 실례되는 생각을 하고 있는 눈초리라 좀 놀려주고 싶었네요.”

 으, 아까와 마찬가지로 할 말이 없습니다. 혹시 다들 독심술이라도 쓸 수 있는 걸까요?

 “그럴 리가요. 그저 당신 얼굴에 다 드러나는 것뿐이에요.”

 “…….”

 이번에도 마음속을 꼭 읽은 것만 같은 대답에 전 입을 꼭 다문 채 노엘 님을 얌전히 식당으로 안내했습니다.






 “아, 언제 봐도 악취미야…….”

 식당에 도착한 노엘 님이 얼굴을 찌푸립니다.
 기껏 식사를 차려놨더니 무슨 반응이냐는 불만이 나올 법도 한 상황이지만, 사실 저도 그 심정에 무척 동감이었기에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거대한 황금색 원형탁자.
 황금산의 건축양식이나 내부장식은 황금을 강조하기는 해도 세련미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식탁’에 관련해서는 병적으로 순금을 고집하는 기묘한 풍습이 존재합니다.

 - 아마도 살아가면서 필수적인 것 중 하나가 ‘먹는 것’이니만큼 그때만이라도 자신의 뿌리를 기억하라는 의도겠지. 뭐, 우리 중엔 아무도 황금산 출신자가 없으니 해당사항이 없다만.

 언젠가 들은 시로가네 총재님의 말씀. 그분의 말마따나 공교롭게도 현재 이 관사에 머물고 있는 사람 중에는 아무도 황금산 토착민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확 바꿔 버리면 어떨까 싶기도 하지만…….

 “이거 관사 공용품이라 마음대로 교체할 수도 없는 모양이고, 하여간 눈에 독이네요, 독!”

 아무래도 노엘 님의 불평과 같이 계속 이 악취미적인 식탁을 감수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잔. 기껏 연지가 식사를 준비해 줬는데, 떠드는 데만 입을 놀리는 건 보석에 대한 결례가 아닐까요?”

 먼저 자리에 앉아 침묵을 지키고 있던 티아나 님이 조용히 입을 열었습니다.

 “나도 보석연마로 먹고 살고 있는 몸. 식사예절은 애늙은이가 말해주지 않아도 잘 알고 있어. 오히려 티아나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야. 식탁 또한 식사를 담는 또 하나의 그릇. 그게 기대에 차지 않는 데도 입을 다물고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연마사의 자격이 없다고 봐야 하지 않겠어?”

 곧장 눈을 흘기며 받아치는 노엘 님. 어린 여자애라면 사족을 못 쓰면서도 이상하게 티아나 님에게만은 차가운 태도를 취할 때가 많습니다. 언젠가 그 의문을 우회적으로 물은 적이 있었는데, 돌아온 것은 이런 대답이었습니다.

 - 확실히 그 아이는 귀엽지만, 제게도 자존심이 있답니다. 절대 손을 댈 순 없지요. 그 할망구한테 머리 숙이는 짓은 진짜 하기 싫으니까요!

 무슨 말인지 의미 불명입니다. 대체 변태의 프라이드란 어떤 걸까요? 어찌 되었건 부디 다른 여자애들에게도 손을 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긴…… 총재는 아침 일찍 먼저 나갔다고 하니, 우리가 마지막이군요. 잡담은 이쯤하고 이만 먹어볼까요? 음? 이건…….”

 자리에 앉아 요리를 본 노엘 님의 눈빛이 날카로워졌습니다.

 “설마 진주요리에 산호를 향신료로 사용한 건가요?”

 과연 일류연마사. 극소량을 갈아 진주 위에 살짝 뿌렸을 뿐인데 입에 대지도 않고 한눈에 알아보다니. 이쯤 되면 변태라도 얕볼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얼굴에 다 드러난다고 몇 번을 말해야……. 뭐, 좋아요. 변명을 한 번 들어볼까요?”

 험악해진 노엘 님의 음색. 그러나 내가 대답하기 전에 티아나 님이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변명이라니, 무슨 뜻이에요? 연지가 만든 요리에 뭔가 문제라도 있나요?”

 “있지. 아주 많이. 진주는 말할 것도 없지만, 산호 또한 매우 위험한 재료야. 유기물에서 유래하는 독성은 진주의 수십 배 이상이고. 미숙련자가 엉터리로 조리한 걸 잘못 먹으면, 진주야 복통으로 끝나고 말지만, 산호의 경우는 모조석이라면 자칫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

 힐난하는 듯한 노엘 님의 말을 다시 티아나 님이 받아쳤습니다.

 “연지는 초보자가 아니에요. 그건 잔도 잘 알고 있을 텐데요.”

 “응. 연지 씨 요리 실력이 나름 괜찮다는 건 근래 실감하고 있지. 하지만 어떤 숙련자에게도 실수는 있을 수 있어. 연지 씨? 왜 이런 위험한 요리를 아침부터 내놓은 거죠? 설령 천연석이라도 어린 몸에는 치명적일 수 있는 독성을 지닌 산호를 왜?”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똑바로 눈을 응시하며 진지하게 묻는 노엘 님.
 그렇군요. 말은 그렇게 해도 역시 노엘 님은 티아나 님이 걱정되었나 봅니다. 이 정도면 변태로서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 같네요.
 난 조심조심 산호를 향신료로 쓴 이유를 입에 담았습니다.

 “그게, 숙취에 좋다고 해서…….”

 “네? 숙취?”

 예상 밖의 대답이었는지 노엘 님이 얼빠진 얼굴로 되물었습니다.
 난 좀 더 자세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노엘 님께서 요즘 술을 많이 드시는 것 같아 걱정돼 만들었어요. 시로가네 총재님께 진주와 산호의 조합이 해장에 좋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날, 위해서……?”

 “예. 하지만 말씀을 듣고 보니 제가 알량한 요리 실력만 믿고 너무 자만에 빠져 있었던 것 같네요. 실수라도 했다가는 정말 티아나 님이 위험할 수도 있는 일인데……. 죄송하지만,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금방 새로 만들어 올게요.”

 고개 숙여 사죄하며 접시를 치우려고 하자 노엘 님이 손을 들어 제 행동을 제지하며 입을 열었습니다.

 “뭐, 뭐……. 그런 마음으로 만든 거라면, 그 정성을 함부로 대할 수는 없지요. 먹을 테니까, 그냥 두세요.”

 “하지만 티아나 님에게 위험할 수도…….”

 “그건 내가 먼저 먹어보면 돼요! 설령 처리가 미숙해 독성이 남아 있다 해도 난 감당할 수 있으니까요!”

 노엘 님은 말을 마치기 무섭게 말릴 새도 없이 산호 향신료를 친 진주요리를 입에 넣었습니다.

 “음…….”

 우물우물. 우물우물. 꿀꺽.
 으, 사실 만들기 전에 가볍게 맛을 봐 위험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왠지 새삼스럽게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하니 긴장이 됩니다. 음? 전에도 이런 기분을 맛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언제였을까요. 뭐 어차피 기억나지 않는 게 한 둘이 아니니 이제 와서 크게 신경 쓸 일도 아니지만요.
 잠시 후 노엘 님이 입을 열었습니다.

 “분하지만, 열처리도 분량조절도 아무 문제없군요. 독성도 없고, 맛도 좋네요. 티아나가 먹어도 괜찮겠어요.”

 휴우. 다행히 합격인 모양입니다. 하지만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전에 노엘 님의 말은 계속 되었습니다.

 “하여간 작품은 하품이 나올 만큼 평범한 주제에 요리는 잘 만든다니, 역시 비슷해 보여도 일류 연마사와 좋은 요리사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점이 존재하나 보네요.”

 “예? 작품이라니, 무슨 말씀이세요? 혹시 제가 무언가 만든 적이 있었나요?”

 자기도 모르게 무심코 흘러나온 혼잣말이었던 걸까요. 제 물음에 노엘 님은 살짝 당황한 얼굴로 손을 저었습니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신경 쓸 거 없어요.”

 “……예. 그럼 맛있게 드세요.”

 전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뒤로 물러났습니다. 솔직히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다고 한다면 거짓말이 되겠지만, 상대가 알려줄 마음이 없는데 파고들어봤자 역효과밖에 나지 않겠지요.

 - 응. 신경 쓰지 않는 편이 좋아.

 게다가 머릿속에서 ■■도 마음에 두지 않는 편이 좋다고 말하고 있으니까요. 근데, ■■는 누구일까요? 아마 이 의문도 곧 뇌리에서 사라질 테지만, 그때까지 조금 고민해 봐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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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ksodien.tistory.com BlogIcon ksodien 2017.04.29 00:26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오로지 자신에게 소중한 누이가 기꺼이 미소지을 행복한 일상의 순간을 바라며 시작했던, 길고도 긴 여정의 아스라한 잔영.

    필시 가장 중요한 기억의 편린들을 잃어버린 저 순간이야말로 아이러니하게도 연우 남매가 그토록이나 갈구하던 평온한 일상의 연속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살며시 미소를 지어보기도 했답니다.

    어쩌면 이 또한 그와 그녀들의 보다 감동적인 해후를 위한 별리로써의 안배이자 그동안 이루말할 수없는 고생에 대한 휴식의 보상일지도 모르는 일이고 말이예요.


    ... 그렇습니다! 어쨌든 연희랑 헬가만 무사하면 그 것으로 OK인거예요. 후흐흐... +_+ (사심 한가득)


    덧 - 간만의 연재라 더더욱 반가운 마음이 드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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